주요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자들의 자본지출이 2027년 1조3000억달러(약 1751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AI 부문 생산성이 현재보다 약 2.7배 높아져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아마존($AMZN), 알파벳($GOOGL),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META), 오라클($ORCL) 등 5개 기업의 AI 인프라 자본지출은 2022년 1550억달러(약 209조원)에서 2024년 2260억달러(약 304조원)로 늘었다. 2025년 예상치는 3810억달러(약 513조원)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AI 사업자의 자본지출을 2026년 7550억달러(약 1017조원), 2027년 9200억달러(약 1239조원)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공급업체를 중심으로 AI 투자가 전통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지만, 높은 자본비용과 투자 규모에 대한 기대가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스페이스X 등 6개 사업자의 자본지출이 2027년 1조3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8월 27일 밝혔다. 6개 기업 모두 2026년과 2027년 잉여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회복 시점은 2029년 이후로 제시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2028년을 매출 증가와 자본지출 증가세 둔화가 맞물리는 전환점으로 가정했다. 투자 규모뿐 아니라 부채, 리스, 지급보증, 합작법인, 특수목적법인 등 자금조달 구조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도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문제는 AI 서비스의 수익화가 투자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느냐다. 데이터센터와 서버, 전력 설비에 대한 자본지출이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져야 차입 확대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제시카 와크터(Jessica A. Wachter)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금융학 교수와 조너선 와크터(Jonathan Wachter) Point72 거시·재무·리스크 기술 운영 책임자는 AI 투자 규모를 경제성장 모델에 대입했다. 와튼스쿨은 9월 1일 연구 소개에서 현재 투자 규모를 정당화하려면 AI 부문 생산성이 약 2.7배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와크터 교수는 “2.7배는 눈에 띄는 수치”라며 과거 주요 생산성 붐의 배수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업의 투자 약정이 경영진이 AI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실제 생산성 붐이 이미 발생했다는 사실까지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구분했다.
해당 연구는 추가적인 생산성 붐이 발생하는 횟수에 따라 2030년까지 누적 GDP 성장률이 약 5%포인트에서 최대 58%포인트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실현된 결과가 아니라 경제성장 모델에 기반한 시나리오다.
자금 조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은 2026년 7월 7일까지 약 1940억달러(약 261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2025년 연간 발행액은 약 1080억달러(약 145조원)였다.
골드만삭스는 2027년 대형 사업자의 투자등급 채권 발행액을 약 4000억달러(약 539조원), 자본지출을 약 1조1400억달러(약 1536조원)로 추정했다. 자본지출의 약 35%가 부채로 조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AI 투자 확대가 영업현금흐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부채와 민간 신용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 안정성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으며, AI 투자 붐의 지속 가능성은 높은 이익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기관별 전망은 기업 수와 자본지출 범위가 달라 단일 수치로 비교하기 어렵다. 골드만삭스의 2027년 전망은 약 9200억달러 또는 약 1조1400억달러로 제시된 자료가 혼재하고,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스페이스X를 포함한 6개 기업 기준으로 1조3000억달러 이상을 제시했다.
AI 인프라 투자와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은 앞서 본지도 다룬 바 있다. 이번 수치는 AI 투자가 설비투자를 넘어 회사채와 민간 신용을 통한 자금조달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투자가 실패한다는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생산성 향상과 서비스 수익화가 투자 규모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2028년 이후 자본지출 증가세가 실제로 둔화하는지가 다음 확인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