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CRCL)의 상승세가 상장 이후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첫선을 보인 서클은 상장 첫날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주당 31달러(약 4만 4,600원)로 책정됐지만, 상장 직후 69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종가 기준 83.23달러를 기록하며 IPO가 대비 168% 급등했다. 이튿날인 6일에는 추가로 30% 가까이 상승해 주당 107.70달러에 마감했으며, 이어진 9일 오전에도 다시 17% 이상 오르며 롤러코스터 없는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서클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는 기업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미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USDC는 시가총액 약 610억 달러(약 87조 8,400억 원) 규모로 전체 암호화폐 중 7위에 해당한다. 현재 1위는 시가총액 2조 1,400억 달러(약 3,081조 6,000억 원)를 넘어선 비트코인이다.
서클의 IPO 열풍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미국 내 디지털 결제 수요 증가와 더불어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권에서 실질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글로벌 규제 환경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융기관들의 암호화폐 수용도가 높아지면서 USDC 도입 확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한 투자자 사이에서 서클의 빠른 수익성 확보와 향후 상장 디지털 금융사 중 선도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서클은 지난해에도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주요 투자처로 부각된 바 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서클 주가의 급등 속도에 대한 경고음도 적잖다. 일부 전략가들은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폭이 과도하게 크다”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통합되는 흐름에서 서클이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클의 IPO 성공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시장 데뷔를 넘어,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전환 흐름이 자본시장에서도 실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가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서클이 던진 파장은 이미 시장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