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XRP 레저(XRPL)에 이더리움(Ethereum) 호환 사이드체인이 정식으로 도입됐다. 이로써 XRPL은 스마트 계약 지원과 더불어 크로스체인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
이번 출시된 XRPL EVM 사이드체인은 이더리움 가상머신(EVM)과 완벽히 연동되는 구조로, 크로스체인 기능을 원하는 개발자들이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운영하던 디앱을 그대로 이전하거나 새롭게 구축할 수 있게 한다. 연료로는 XRP가 사용되며, 이 체인은 본체 XRPL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브리지 구조를 통해 송금·스왑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이 사이드체인은 리플과 블록체인 개발사 피어시스트(Peersyst), XRPL 커뮤니티의 수년간 협업의 결과물이다. 이미 메인넷에 정식 배포되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 XRPL의 속도와 유동성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스마트 계약 기반 디앱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됐다.
브리지 인프라는 ‘액셀라(Axelar)’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80개 이상의 블록체인과 상호 연결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크로스체인 자산 전송 UI는 ‘스퀴드(Squid)’가 공식 애플리케이션으로 채택됐다. 향후에는 35개 블록체인과 2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프로토콜 ‘웜홀(Wormhole)'도 연동될 예정이다.
이번 사이드체인의 특징은 단순한 이더리움 호환성에 그치지 않는다. 블록 생성 시간은 이더리움의 평균 14초보다 빠르게 설정되었고, 거래 수수료 또한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대규모 트랜잭션이 필요한 디앱에도 적합한 기반 환경을 제공한다.
이로써 XRP는 단순 송금 수단을 넘어 스마트 계약 운영을 위한 ‘가스 토큰’으로서 새로운 활용처를 확보하게 됐다. 크로스체인 디파이(DeFi), NFT 플랫폼, 자산 토큰화, 초고속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XRP 레저의 활용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XRPL의 EVM 사이드체인 출시는 리플 생태계 확장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긴 사건”이라며, “특히 크로스체인 환경에서의 디앱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을 타고 강력한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