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에서 오랜 시간 사토시 나카모토로 지목되어온 암호학자 아담 백(Adam Back)이 마침내 정체를 드러내는 듯한 중대 행보에 나섰다. 백은 3조 8,500억 원(약 3.5조 원) 규모의 비트코인(BTC) 기반 회사 합병 거래를 통해 전격적으로 월가에 입성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글로벌 비트코인 공시 보유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스페셜퍼포스어퀴지션컴퍼니(SPAC) 거래는 아담 백이 새롭게 출범시킨 ‘비트코인스탠더드트레저리(Bitcoin Standard Treasury, BSTR)’와 칸토르 피츠제럴드 계열의 ‘Cantor Equity Partners I(CEPO)’ 간의 합병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로 인해 총 30,021 BTC가 해당 법인의 재무제표에 반영되며, 이는 전 세계 공시 비트코인 보유 기업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참고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테슬라($TSLA), 블록($SQ) 등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합병 구조에는 25,000 BTC는 블록스트림캐피털이 자문한 초기 주주들로부터 조달, 나머지 5,021 BTC는 BTC로 직접 표시된 PIPE(상장사 사모투자) 형식으로 조달하는 방식이 포함됐다. 특히 5,021 BTC 규모의 PIPE 거래는 업계 최초로 비트코인 표시로 이뤄진 사례로, 전례 없는 파격적인 구조라는 평이다. 여기에 미 달러화 기준 15억 달러(약 2조 850억 원)의 PIPE 자금과 2억 달러(약 2,780억 원) 상당의 SPAC 출자금, 전환사채 및 우선주 등 복합 자본 구조가 뒤따르며, SPAC 역사상 가장 큰 BTC 기반 자금 조달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 거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다. 합병 상대방인 CEPO는 칸토르 피츠제럴드 회장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이 직접 이끌고 있으며, 그의 아들 브랜든 루트닉(Brandon Lutnick)도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치적 및 금융적 배경은 아담 백이 단순한 기술 창업자를 넘어 제도권 자산 운영자로서 모습을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근 HBO 다큐멘터리에서 ‘사토시 후보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소개되며 다시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담 백은, 일부 BTC를 갤럭시디지털을 통해 매각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잔여 3만 BTC는 미국 법률사상 가장 견고한 제도권 구조인 SPAC 법인으로 이동시켰다. 이는 비트코인의 탈중앙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제도권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향후 비트코인 투자 방식은 물론, 기업의 BTC 보유 전략에도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제도권 자본이 BTC를 공식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등록하며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