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링크 게이밍이 약 2조 8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하며 미국 증시에서의 공격적 주주환원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이더리움(ETH)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독특한 재무 전략의 연장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암호화폐 수익성 극대화를 동시에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샤프링크 게이밍은 지난 5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15억 달러(약 2조 8,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프로그램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자산가치 이하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조셉 샬롬(Joseph Chalom) 공동 CEO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신속하고 단호하게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샤프링크의 핵심 전략은 보유한 이더리움의 수익성을 주당 기준으로 최대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시장 유통 주식을 줄이면, 한 주당 이더리움 보유 비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는 결국 기업가치를 이더리움 수익성에 직접 연동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샤프링크는 이미 올해 5월부터 기업 재무 전략을 전면적 이더리움 기반 체계로 전환했다.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인 조셉 루빈(Joseph Lubin)을 이사회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ETH를 주요 재무준비자산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루빈은 "ETH를 중심으로 한 기업 재정 전략은 단순한 사업 모델을 넘어 이더리움 생태계 자체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방식의 재무 구조가 시장 수요·공급 균형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샤프링크는 최근 높은 가격에 6억 6,700만 달러(약 9,271억 원)를 투입해 대규모 이더리움 매입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더리움 보유량 면에서는 업계 1위는 아니다. 전략적 ETH 리저브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최대 보유자는 비트코인 채굴 중심에서 전환한 비트마인으로, 약 150만 ETH를 보유 중이며 이는 64억 7,000만 달러(약 8조 9,983억 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샤프링크는 74만 800개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31억 4,000만 달러(약 4조 3,646억 원) 규모다. 다만 회사 측은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따른 미실현 수익만으로도 약 6억 달러(약 8,34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자산 재평가와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는 요소다.
샤프링크의 이번 자사주 매입 승인은 전통시장 전략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 가능성을 다시금 조명케 한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기업 재무 구조가 새로운 자본 운용 모델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