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 운용사 캐너리 캐피털이 미국 중심의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식 등록했다. ‘미국산 크립토 ETF(Canary American-Made Crypto ETF)’라는 이름의 이 펀드는 미국에서 설계, 발행되고 운영되는 암호화폐 기반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SEC에 제출된 신고서(S-1)에 따르면, 해당 ETF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블록체인 지수(Made-in-America Blockchain Index)’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공급량의 대부분이 미국 내에서 채굴되거나 자체 검증 메커니즘을 통해 발행된 자산, 운영이 주로 미국 내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들을 포함한다. 노바디우스자산운용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대표는 “2025년 ETF 시장은 매우 역동적일 것”이라며, 이러한 ETF 출시가 새로운 시장 흐름을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펀드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BZX)에 티커 ‘MRCA’로 상장될 예정이며,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인가 트러스트와 CSC 델라웨어 트러스트사가 각각 수탁기관과 트러스트 운영사 역할을 맡는다. 또한 보유 자산의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스테이킹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도 제시돼 눈길을 끈다.
캐너리 캐피털은 이번 ETF가 미국 내 규제 명확성과 정치적 우호 분위기 덕분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산업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반 프로젝트는 규제 당국과의 원만한 협력을 통해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캐너리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ETF 외에도 트럼프 코인 ETF를 비롯해 솔라나(SOL), XRP, 수이(SUI), 트론(TRX) 등 주요 알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ETF 상품도 SEC에 제출한 상태다. 이 중 일부는 이미 심사 중으로 알려졌다.
ETF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2개월 내 여러 암호화폐 기반 ETF가 대거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비트코인(BTC) 현물형 ETF가 정착되면서, 기존 금융 인프라에 흡수되기 쉬운 구조로 전반적인 시장이 안착돼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 해 신규 유입 기준 상위 20개 ETF 중 절반이 암호화폐 관련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캐너리의 신규 ETF 출시는 단순한 상품 제안에 그치지 않는다. 규제와 정치, 기술이라는 세 영역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며 ‘암호화폐의 미국화 흐름’을 공고히 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로써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ETF 경쟁은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의 또 다른 변곡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