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강자 테더 홀딩스(Tether Holdings)가 최대 2조 7,8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달이 성사되면 테더는 기업 가치 약 695조 원(약 5,000억 달러)으로 평가받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오르게 된다.
블룸버그는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테더가 사모 유상증자를 통해 전체 지분의 약 3%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목표 조달 금액은 150억~200억 달러(약 2조 780억~2조 7,800억 원)에 달하며, 미국 대형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가 이번 거래의 주요 자문사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익명의 한 관계자는 "파일롯 단계 논의인 만큼, 최종 금액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번 테더의 움직임은 기술·AI 분야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오픈AI(OpenAI)와 직접 비교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픈AI 또한 최근 5000억 달러(약 695조 원) 기업가치 기준 자금 유치를 논의한 바 있다. 테더는 암호화폐 외부에서는 널리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지만, 직원 1인당 수익성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실제로 테더는 2분기 동안 49억 달러(약 6조 8,11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연간 누적 흑자는 이미 57억 달러(약 8조 1,230억 원)를 돌파했다.
이 같은 실적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테더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익 대부분은 테더 보유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과 미 국채 투자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테더의 기업공개(IPO) 가능성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진 바 없다. 이러한 비상장 유상증자 시도는 테더가 자산 운용 다각화와 내재가치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