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비트코인(BTC)을 재무 전략에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전환사채가 이들 기업 재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H100 그룹의 비트코인 총괄 브라이언 브룩셔는 최근 전환사채가 가진 구조적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한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전환사채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전환사채는 일반적으로 발행주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전환이 가능해 자금조달 비용이 낮고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하지만 브룩셔는 해당 수단이 단기적으로 매력적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리파이낸싱 리스크'와 '공매도 압력', 투자자 기대에 따른 시장 ‘오버행’ 등 복합적인 부담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 상장기업 ‘더 스마터 웹 컴퍼니’는 2,100만 달러(약 280억 원) 규모의 BTC 기반 전환사채 '스마터 컨버트'를 발행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이 방식이 비트코인 보유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지수다.
브룩셔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전환사채는 수년간 기업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스트레티지(Strategy)가 채택한 모델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파리의 세콴스는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중이던 970 BTC를 9,300만 달러(약 1,249억 원)에 매각하며 비트코인 재무 전략에서 후퇴했다.
그는 “비트코인 재무 기업(BTCTC) 경영진은 자금 수단의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장기적 사업 건강성을 중심에 둬야 한다”며 “기업 가치를 위해 유리한 조건에서만 전환사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시장조사업체 키록(Keyrock)은 올해 초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기업들이 2027~2028년에 걸쳐 총 128억 달러(약 1조 7,174억 원)에 달하는 채무 만기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부분이 전환사채로 구성되어 있어 장기적으로 기업 재무와 주가, 비트코인 가격 모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환사채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매입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메타플래닛은 11월 19일 기준 총 30,823 BTC를 보유 중이며, 대규모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 상장사 와이즈링크 역시 미국 나스닥 상장사 톱윈 인터내셔널과 협력해 전환사채 방식으로 BTC 전략을 도입했다.
반면, 스트레티지는 고유 자본 구조와 리스크 관리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80~90% 급락하더라도 견딜 수 있다”고 밝혔으며, 11월 17일에는 8억 3,000만 달러(약 1조 1,15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매입을 재개하며 매도설을 일축했다.
비트코인 보유는 기업의 브랜드 및 성장 전략에서 매력적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자금 조달 방식 선택에 따라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향후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전환사채를 남용한 기업들이 치명적인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