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대 메가뱅크가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공동 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은행, 스미토모미쓰이은행, 미즈호은행은 2026 회계연도 안에 공동 발행 토큰으로 상업 거래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신탁 구조를 활용한 스테이블코인을 연내 실사용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 협의체를 꾸리기로 했다. 세 은행은 공동 출연자 역할을 맡고, 신탁은행 또는 유사 기관이 수탁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업무 운영, 거버넌스, 제도적 쟁점을 검토할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일본 금융당국, 엔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속도
이번 움직임은 일본 금융당국이 엔화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을 키우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일본은 2022년 지급결제서비스법을 개정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면허를 보유한 송금업체, 신탁회사, 은행으로 제한했다. 이후 제도권 안에서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고, 민간과 당국의 실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도쿄 핀테크 기업 JPYC가 엔화 예치금과 국채를 담보로 한 첫 엔화 연동 토큰을 출시했고, SBI홀딩스는 스타틀그룹과 기관·국경 간 결제용 JPYS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도 최근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규칙 마련과 엔화 스테이블코인 확산을 정부에 요청했다. 자니치 칸다 의원은 “아시아 결제용 엔화 스테이블코인 보급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동 프로젝트가 일본 은행권의 결제 인프라를 블록체인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30만개 이상 기업 고객을 보유한 대형 은행 3곳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단순한 시범사업을 넘어 실제 기업 결제와 해외 송금 수요를 겨냥한 ‘상용화’ 신호로 읽힌다. 특히 연준의 금리 경로와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은 엔화 기반 디지털 결제 수단을 키워 통화 활용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세 은행은 앞서 2025년 말부터 공동 발행을 검토해왔고, 금융청(FSA)의 ‘Payment Innovation Project’ 아래 시범사업도 진행했다. 당시에는 도쿄 기반 핀테크 업체 프로그마트의 인프라를 활용해 공동 발행과 국경 간 결제의 실무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번 협의체 출범으로 실제 발행 구조와 거버넌스 설계가 구체화되면, 일본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