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거래액이 산정 방식에 따라 최대 6배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개 블록체인 기록이 많더라도 거래의 경제적 의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5일 공개한 워킹페이퍼 1377호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ETH), 트론(TRX) 데이터를 분석해 블록체인 활동 측정 과정의 차이를 제시했다. BIS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거래 집계 △스마트계약 분류 △여러 체인에서 같은 자산의 사용 목적 비교를 주요 문제로 꼽았다.
비트코인은 미사용 거래 출력값(UTXO)을 사용하는 구조다. 거래 입력값 전체를 사용한 뒤 남은 금액을 거스름돈처럼 돌려보내기 때문에 실제 이전 금액과 기술적으로 발생한 잔돈을 분리하기 어렵다. 거래에 포함된 전체 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경제적 송금 규모가 실제보다 커질 수 있다.
시가총액도 계산 방식에 따라 달라졌다. 분실된 코인을 반영하는지, 현재 가격을 적용하는지 실현가격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가격 급등기에는 단순 시가총액이 실현 시가총액의 최대 4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BIS는 설명했다.
이더리움에서는 스마트계약의 과잉 생성이 측정 오류를 키웠다. 기술적 분류 대상에서 제외된 스마트계약은 5400만개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공통 기술 표준을 기준으로 활성 스마트계약 1300만개를 분류했으며, 이 가운데 약 140만개가 토큰을 발행하는 계약으로 집계됐다.
토큰 심벌이 반복 사용되는 문제도 확인됐다. USDT라는 심벌은 약 7000개의 토큰 계약에서 재사용됐다. 심벌이나 토큰명만으로는 실제 발행 주체와 경제적 활동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BIS는 2020년 이후 스테이블코인 활동 증가가 실질적 금융활동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스마트계약 활동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자산이라도 체인에 따라 쓰임새가 달랐다. 이더리움에서는 스마트계약이 보유한 USDT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었지만, 트론에서는 약 1%에 그쳤다. 이더리움의 USDT는 유동성 공급과 거래 등 DeFi 활동과 더 밀접한 반면, 트론에서는 소액 거래와 가치 저장, 거래소 보유와 관련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BIS는 설명했다.
따라서 여러 체인의 USDT 활동량을 단순 합산하면 서로 다른 경제적 기능이 하나의 지표로 묶일 수 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원장에 기록되는 자산으로 설명하며, 스테이블코인마다 기초자산과 안정화 방식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분석에는 네덜란드 중앙은행, BIS 혁신허브, 독일 연방은행이 개발한 Mercurius 플랫폼이 활용됐다. 이 플랫폼은 비트코인·이더리움·트론의 전체 노드 데이터를 구조화하며 약 1000억건의 기록을 포함한다.
BIS는 온체인 지표를 경제활동의 직접 측정치가 아니라 '잡음이 포함된 근사치'로 해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명시적인 가정과 기술적 분류, 세분화된 데이터, 범위가 제한된 추정치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8월 27일 핀란드 중앙은행 금융시장 인프라 세미나에서도 소개됐다. 발표자는 비올레타 불레티치 BIS 연구원이었으며, 세미나 일정에 보고서 공동 저자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