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가상자산을 해킹해 벌어들인 돈이 캄보디아 금융회사를 통해 돈세탁된 정황이 포착돼 미국 정부가 제재에 나섰다.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6일(현지시간), 캄보디아의 ‘후이원(Huione) 그룹’을 ‘주요 자금세탁 국가 우려 기업’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시스템 내 접근이 차단되며, 관련 자산도 동결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대응이다. 재무부는 후이원이 2021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최소 40억 달러(약 5조 6천억 원) 규모의 불법 자금을 세탁했으며, 이 중에는 북한 해킹조직이 탈취한 암호화폐도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라자루스가 후이원 계열사인 ‘후이원 페이’의 디지털 지갑으로부터 약 15만 달러(약 2억 1천만 원)를 송금한 기록도 공개됐다. 라자루스는 올해 초 세계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를 해킹해 약 14억 6천만 달러(약 2조 400억 원) 어치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탈취한 주범이다.
재무부는 후이원이 이 밖에도 사기 조직과 인신매매에 연루된 자금 세탁을 수행한 정황이 있다며, 이를 “자금세탁 생태계의 허브”라고 표현했다.
한편 미얀마-태국 국경 지역에 있는 ‘슈웨콕코’는 이 같은 사기 조직의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KNA(카렌 민족군)라는 민병대가 이 지역에서 사기 조직에 전력과 보안 시설 등을 제공하고 부지를 임대해주며, 인신매매나 밀수도 돕고 있다는 사실도 재무부가 함께 지적했다.
북한은 암호화폐 해킹을 통해 얻은 자금을 정권 유지와 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 중이다.
KNA 측은 “우리는 사기 피해자를 본국으로 송환하고 작업장을 단속하고 있는 중이다”며 재무부 발표에 반발했지만, 미국은 중단 없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