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반 랜섬웨어 조직 락빗(LockBit)의 내부 시스템이 해킹되면서 약 6만 개에 달하는 비트코인(BTC) 지갑 주소가 외부로 유출됐다. 이번 사건은 다크웹에서 운영되던 락빗의 제휴 파트너 전용 관리 패널이 침해되며 발생한 것으로, 유출된 정보에는 MySQL 데이터베이스 전체 덤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데이터베이스에는 여러 암호화폐 관련 정보들이 담겨 있어, 블록체인 추적 전문가들이 락빗의 금융 흐름을 역추적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금세탁이나 제재 회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범죄 그룹의 지갑 주소가 대거 드러난 점은 국제조사기관의 수사 속도에 가속을 붙일 전망이다.
랜섬웨어는 특정 시스템이나 파일을 암호화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뒤, 피해자에게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악성코드의 일종이다. 피해 조직이나 기관은 파일 복호화를 위해 공격자에게 거액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국제 사회는 이 같은 사이버 공격을 주요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응력을 강화해왔다.
락빗은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악명 높은 랜섬웨어 그룹 중 하나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개국이 공동 사이버 작전을 통해 락빗의 기반 서버를 폐쇄하고 일부 운영자를 기소하는 성과를 냈다. 당시 각국 수사기관은 이 조직이 핵심 기반시설을 대상으로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의 피해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출은 글로벌 수사당국에 중요한 전략적 이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이버 범죄와 암호화폐 간 연계 규제에 대한 심화 논의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유출된 지갑 주소를 중심으로 금융 흐름을 추적하면, 락빗 외에도 연결된 제휴 네트워크까지 겨냥한 후속 조치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