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몸값이 범죄로 이어진 가운데, 프랑스에서 벌어진 암호화폐 납치 사건의 주범이 모로코에서 붙잡혔다.
현지시간 4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지난 1월, 암호화폐 지갑 제작사 '레저(Ledger)'의 공동 창업자 다비드 발랑을 납치한 혐의를 받는 바디스 모하메드 바주가 모로코 북부 탕헤르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프랑스-모로코 이중국적자다.
발랑은 자택에서 동거인과 함께 납치된 뒤, 암호화폐로 몸값 300만 유로(약 44억 원 상당)가 이체된 뒤에야 구출됐다. 납치범들은 레저의 다른 공동 창업자에게 직접 암호화폐를 요구했고, 이 돈 대부분은 당국이 동결시켰다. 발랑은 손가락이 절단되는 고문까지 당했다.
인터폴은 이미 바주에 대해 적색 수배령을 내린 상태였으며,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나라가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혐의는 단순 납치를 넘어 조직적 강요·강도·인질 억류·중상해 등으로 넓어진다.
프랑스 법무장관 제랄드 다르마냉은 자신의 SNS를 통해 "모로코 당국의 협조에 감사하다"며 "두 나라 간 협력이 조직범죄 대응에 중요한 사례"라고 밝혔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바주가 연루된 납치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 5월에도 파리 시내에서 한 암호화폐 마케팅 회사 대표의 아버지가 납치됐다가 구출됐고, 또 다른 암호화폐 기업 대표의 딸과 손자가 납치 직전에 구조되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함께 관련 보안 위협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체포는 국제 협력 수사의 상징적인 한 장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