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주요 타깃으로 활동하는 해커 그룹 ‘라이브러리안 굴스’가 수백 대의 현지 장비를 해킹해 암호화폐를 채굴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이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해당 공격이 사용자 몰래 컴퓨팅 자원을 탈취해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크립토재킹(cryptojacking)’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희귀 늑대(Rare Werewolf)’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 해커 조직은 정교하게 조작된 피싱 이메일을 통해 피해자의 시스템에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이메일은 신뢰할 만한 기관에서 발송된 공식 문서나 결제 요청서처럼 위장돼 있었으며, 문서 안에는 악성코드가 삽입돼 있었다고 카스퍼스키는 전했다.
해당 악성코드는 피해자의 장비를 원격으로 제어 가능하게 만들고, 사용자 몰래 암호화폐 채굴을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변조한다. 채굴된 암호화폐의 종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강력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코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굴 행위를 위해 감염된 컴퓨터는 일반적인 상태보다 높은 속도로 구동되며, 이 과정에서 장비의 수명 단축, 과도한 전기료 부담, 업무 효율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를 중심으로 감행됐지만, 전 세계 어디서든 유사한 피해가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스퍼스키는 “공식 기관을 사칭한 서류나 이메일을 열기 전에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고, 악성코드를 탐지할 수 있는 최신 보안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크립토재킹은 금융기관, 정부기관뿐 아니라 일반 기업을 노리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사이버 위협 차단을 위한 사전 대응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