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전략적 기술 인프라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민간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안보, 경제, 에너지, 보건 등 핵심 분야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개최된 AWS 워싱턴 D.C. 서밋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러한 시대적 전환 속에서 ‘디지털 백본’ 구축을 이끄는 주축이 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미 전역에 걸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다. AWS는 펜실베이니아에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 노스캐롤라이나에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를 포함해 총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한 IT 인프라 확대를 넘어, AI 시대에 최적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시설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AWS를 필두로 세일즈포스(CRM), 스노우플레이크(SNOW), Caylent, CentralSquare 등 주요 파트너사들이 참여해 공공 부문에서의 AI 도입과 활용 사례를 대거 공유했다. AWS 보안 총괄 책임자인 스티브 슈미트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AI 디렉터인 락쉬미 라만의 대담에서는 AI가 정보 분석과 방어 전략에 어떻게 실전 적용되고 있는지 소개됐다. AWS의 내부 위협 감지 시스템 ‘MadPot’은 하루 최대 10억 건의 위협 신호를 분석해 실시간 보안 대응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Caylent는 AWS의 생성형 AI 플랫폼 ‘Bedrock’을 기반으로 병원 내 스케줄 자동화와 진단 효율화 사례를 발표하며, 민감한 규제환경에서도 AI 적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스노우플레이크는 AWS GovCloud 기반의 ‘AI 데이터 클라우드’를 통해 국방부의 정보 작전, 물류, 사이버보안 등의 미션 수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데이터센터 자체의 정의도 바뀌고 있다. AWS는 AI 훈련용 칩 ‘Trainium2’를 대규모 배치 중이며, 차세대 ‘Trainium3’ 개발도 계획 중이다. 글로벌 인프라 총괄 케빈 밀러 부사장은 이 같은 변화가 냉각, 전력, 수자원 재활용 등의 데이터센터 설계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 전역 120곳 이상의 시설에서 물 재활용 시스템이 도입돼 있으며, AWS는 지역 전력망 현대화에도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이번 서밋에서는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중요한 화두였다. AWS는 북버지니아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와 함께 진행 중인 사전 인프라 직업훈련 프로그램 졸업생에게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시시피 등에서도 유사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커뮤니티 관계 책임자인 사라 게오르야데스는 “투자는 지역사회와 직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역 교육과 비영리 파트너십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지원 활동을 소개했다.
결국 AWS가 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AI와 클라우드는 더 이상 민간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초석*이며, 이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AWS의 데이브 레비와 데이비드 삭스는 AI와 암호화 기술의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며, 규제 명확성과 신뢰기반의 공동 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공공안전 분야에서 AWS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상호 기관 간 실시간 협업은 효율적인 재난 대응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을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AWS의 전략은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 공공기관, 지역사회, 에너지 생태계 전반에 걸친 ‘포괄적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서밋을 기점으로 클라우드와 AI는 미국에서 단순한 기술이 아닌 ‘전략적 기반시설’로 자리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