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비트코인(BTC) 채굴업체들이 2026년 1분기에 판 BTC가 2025년 한 해 전체 매각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시가격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내려가면서, 채굴사들이 버티기 위해 보유 코인을 더 많이 처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더에너지매그에 따르면 MARA, 클린스파크, 라이엇, 캉고, 코어 사이언티픽, 비트디어 등 공개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사들은 1분기에 합산 3만2000개 이상의 BTC를 매각했다. 이는 테라-루나 붕괴로 촉발된 2022년 2분기 약 2만 BTC 매각 규모도 넘어선 수준으로, 단일 분기 기준 '신기록'이라고 더마이너매그는 전했다.
채굴업계가 이처럼 매도에 나선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있다. 해시레이트 인덱스에 따르면 해시가격은 페타해시당 초당 하루 기준 35달러 아래로 떨어져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구간은 특히 구형 장비를 쓰는 채굴사들의 손익분기점에 가깝다. 현재 해시가격이 약 33달러 수준에 그치면서 업계 약 20%가 적자 구간에 놓인 것으로 추정된다.
채굴 난도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상승해 경쟁이 심해진 데다, 블록 보상은 줄었고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겹쳤다. 이 때문에 채굴사들은 운영비와 전기료를 충당하기 위해 보유한 BTC를 더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채굴자 보유 비트코인 규모를 보여주는 '비트코인 마이너 리저브'는 2023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023년 말 채굴사들은 186만 BTC 이상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약 180만 BTC 수준으로 줄었다. 채굴 과정에서 일부 매도는 늘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낮은 가격과 높은 에너지 비용이 겹치며 원래라면 보유했을 물량까지 시장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코인셰어즈는 1분기 비트코인 채굴 보고서에서 "BTC 가격이 의미 있게 회복되지 않는 한, 2026년 상반기에도 고비용 운영사의 추가 청산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채굴사들의 매도와 달리,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택한 기업들의 매수는 계속되고 있다. 스트레티지(Strategy)는 최근 BTC 조정 구간에서도 추가 매입 신호를 내놨다. 마이클 세일러 공동창업자는 이번 주 초 "Think bigger"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사 비트코인 매입 이력을 공유하며 추가 매수를 시사했다.
결국 이번 1분기 기록은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체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기업 재무자산으로 BTC를 쌓는 수요는 이어지고 있어, 채굴사와 재무보유 기업 간의 온도차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