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후원하는 이 회사는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수요 확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정책 의지를 발판 삼아 다시 한 번 상장에 도전한다.
불리시의 상장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상장을 시도했으나, 금리 인상과 시장 악화로 인해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 회장 출신인 톰 팔리(Tom Farley)가 CEO로 취임하면서 경영진도 강화됐고, 대표 주관사는 제프리스(Jefferies)가 맡았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상장 시점이나 공모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불리시는 2021년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를 비롯한 투자사들로부터 약 3억 달러(약 4,17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설립됐다. 개인보다 기관용 서비스를 지향하는 구조로 설계돼, 깊은 유동성과 고성능 매매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브롤터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어 전통 금융기관들이 선호하는 요건도 갖췄다.
최근 암호화폐 IPO 시장의 기류도 긍정적이다. USDC 발행업체 서클은 상장 첫날 시가가 11억 달러(약 1조 5,290억 원)로 급등했고, 제미니는 지난 6일 상장을 신청했으며, 이토로도 5월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토큰 상장이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보다 투자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보고(6개월 평균 수익률 80%)도 나와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불리시는 피터 틸이 ‘암호화폐 혁명의 핵심’으로 여겨온 프로젝트다. 2021년 기준 약 90억 달러(약 12조 5,1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으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을 연결할 다리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국가 보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업계 지지를 밝힌 것도 불리시의 상장 추진에 힘을 실어준다.
시장 환경과 정치적 지원, 그리고 기관 수요라는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이번에는 불리시가 상장 목표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