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금융 시장 전반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지만,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펀드는 오히려 견고한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지난주 암호화폐 상품에는 12억 4,000만 달러(약 1조 7,236억 원)가 유입되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무색하게 했다. 투자자들은 현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뢰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6월 셋째 주 기준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 유입된 금액이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 151억 달러(약 20조 9,890억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ETP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장기 관점에서 매수하는 '약세장 매수(buy the dip)'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운용자산(AUM)은 전주 1,790억 달러(약 24조 8,310억 원)에서 1,763억 달러(약 24조 5,467억 원)로 소폭 줄어들었다. 이는 자산 유입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관련 ETP는 2주 연속 11억 달러(약 1조 5,29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6월 16일 기준 약 10만 8,800달러(약 1억 5,121만 원)에서 10만 3,000달러(약 1억 4,317만 원)까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매입세가 이어졌다. 코인셰어스의 리서치 총괄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현물가 하락에도 유입세가 유지됐다는 점은 비트코인이 약세일 때 매수하려는 투자심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트코인에 대한 발언, 그리고 텍사스 주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계획을 포함해 암호화폐 수용 확대를 뒷받침하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다소 불안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도 암호화폐 펀드로의 꾸준한 자금 유입은, 디지털 자산이 점차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내 주요 자산군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