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축적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최근 이더리움을 대량 보유한 ‘고래’들의 매집 활동이 급증했다. 특히 2025년 6월 기록된 유입 규모는 직전 수년간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아, 이더리움 시장 내 기관 및 고액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방증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강한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ETH 가격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 ETH는 0.7% 하락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 2,011억 원(2890억 달러)에 이른다. 2021년 고점(4,878달러) 대비 여전히 5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가격 관성’일 수 있으며, 대규모 축적이 앞으로의 상승장을 암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고래들의 축적 이후 강한 상승장이 이어졌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콘센시스(ConsenSys)의 최고경영자 조셉 루빈(Joseph Lubin) 역시 이더리움에 대한 ‘놀라운’ 수준의 축적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목할 만한 시세 반등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기관 수요 기반의 탈중앙 금융(디파이) 프로젝트 증가로 인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활용도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 계약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 수수료도 130%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낙관론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더리움의 초기공개(ICO) 시기에 참여했던 한 고래 주소가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으로 약 167억 원(12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ETH를 전송해 차익 실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처럼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는 장기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입과 일부 고래 투자자들의 이탈이 혼재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축적 흐름은 ETH가 향후 새로운 주기를 맞이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으며, 기관 수요 확대와 온체인 지표 개선이 추세 전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