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기반으로 운영되던 대형 다크웹 마켓플레이스 '아바쿠스 마켓(Abacus Market)'이 최근 돌연 폐쇄돼 이용자 자금 탈취를 노린 이른바 '엑시트 스캠(exit scam)'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폐쇄 배경으로는 법 집행기관의 압박 또는 내부 운영자들의 계획적 범행이 거론되고 있다.
암호화폐 추적 전문기업 TRM랩스(TRM Labs)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아바쿠스 마켓의 웹사이트 및 일반 웹상에서 접근 가능한 미러 사이트 모두 접근이 차단됐다고 밝히며, 이로 인해 "운영자가 이용자 자금을 가지고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TRM은 “최근 서구 다크웹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바쿠스 마켓 폐쇄는 구조적 위험을 반영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아바쿠스 마켓은 비트코인으로 거래되는 최대 규모의 서구권 마켓플레이스로, 마약, 해킹 도구, 위조 서류 등 불법 상품 거래에 사용되어왔다. 특히 비트코인 외 외부 익명성 강화 툴과 보안 인프라를 결합해 사용자 추적을 어렵게 만든 구조로 악명을 떨쳤다. 업계에선 최근 몇 달간 법 집행기관이 여러 다크웹 플랫폼을 대상으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러한 압박을 견디지 못해 운영자들이 자금을 들고 잠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다크웹 시장 내 신뢰성 위기와 함께, 비트코인을 활용한 불법 거래 리스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가 주류 금융시장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프로젝트 또는 자산이 범죄와 연결될 경우 전체 시장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