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로 수익형 채굴을 할 수 있다는 광고가 온라인을 뒤덮고 있지만, 실상은 이와 사뭇 다르다. XRP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처럼 채굴 가능한 암호화폐가 아니기 때문이다. 총 1,000억 개의 XRP는 이미 출시 시점에 모두 발행이 완료됐으며, 새로운 XRP를 채굴하는 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유행 중인 이른바 ‘XRP 클라우드 마이닝’은 XRP를 직접 채굴하는 방식이 아니다. 대신, 보유 중인 XRP를 입금해 BTC 또는 ETH 채굴 계약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XRP를 마치 투자 포인트처럼 활용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채굴 수익을 공유하는 셈이다. 초심자에게는 상업용 장비나 복잡한 기술 없이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2025년 중반부터는 최소 10달러(약 1만 4,000원) 수준의 XRP만으로도 참여 가능한 ‘초단기 채굴 계약’이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계약은 일일 보상 지급과 고수익률(APR 기준 100%~800%)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끌어들이지만, 실질적인 수익 구조에 대한 설명은 빈약하다. 특히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문구는 금융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한 허위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있다.
XRP 클라우드 마이닝 플랫폼이 활용하는 XRP 원장은 거래 수수료가 0.0002달러(약 0.28원)에 불과하고, 평균 결제시간이 3~5초로 매우 짧다는 점에서 높은 유동성과 속도를 자랑한다. 이러한 특징은 채굴 계약의 자금 출입이 많고 빈번한 사용자에게는 분명 이점이다. 그러나 높은 변동성, 플랫폼 리스크, 숨겨진 수수료, 사기 가능성 등 잠재적 위험도 만만치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XRP를 통한 수익 전략은 비단 클라우드 마이닝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안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랩드XRP(wXRP)를 활용한 디파이 플랫폼 활용,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이용 등이 보다 규제에 기반한 안전한 선택지로 평가받는다. 정보 부족 상태에서 무작정 고수익을 쫓기보다는 도입된 기술과 운영 주체의 신뢰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XRP는 본질적으로 국경 간 결제의 브릿지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금융기관이 상대국 통화 예치 없이도 자금을 정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기능인 만큼, 단순 채굴 투자로 접근하는 것은 본래의 용도를 벗어난 해석일 수 있다.
결국 “XRP 채굴”이란 표현 자체가 주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진정한 수익을 추구하려면, 이런 플랫폼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검증된 수단인지 철저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수익 보장이라는 함정 앞에서, 투자자는 스스로 정보 무장의 방패를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