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91만 개, 사용자 실수로 영구 손실…피해액 약 4조 7,228억 원

이더리움(ETH)의 상당량이 사용자 과실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공개됐다. 소각 주소나 오작동 스마트 계약 등 기술적 실수로 인해 약 91만 3,111 ETH, 현재 가치로 약 4조 7,228억 원(3억 4,300만 달러) 상당이 영구히 접근 불가능한 상태로 확인됐다.

해당 자료는 코인베이스(Coinbase) 제품 책임자인 코너 그로건(Conor Grogan)이 2025년 1월 31일 기준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해 작성한 것으로, 전체 유통량의 0.76%에 해당하는 물량이 사실상 ‘증발’한 셈이다. 그는 이런 유형의 손실은 대부분 ETH를 잘못된 주소로 전송하거나 기능에 결함이 있는 스마트 계약에 락업(lock-up)시킨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프라이빗 키 분실이나 방치된 지갑 등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잠재적 손실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사례도 보고서에서 함께 제시됐다. 대표적으로 2017년 패리티(Parity) 월렛의 버그로 인해 사용자 자금 30만 6,000 ETH(약 1조 5,831억 원)가 차단됐다. 캐나다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CX(QuadrigaCX)가 스마트 계약에 잠궈둔 6만 ETH(약 3,105억 원), 그리고 아쿠타르스(Akutars) NFT 프로젝트에서 벌어진 스마트 계약 오류로 인한 1만 1,500 ETH(약 595억 원) 손실 등도 있다.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소각 주소로 전송한 ETH도 2만 5,000 ETH(약 1,292억 원)에 달한다.

더불어 이더리움은 보안 침해 대상 블록체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네트워크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보안 업체 써틱(CertiK)은 2025년 상반기 ‘Hack3d’ 리포트를 통해 전체 암호화폐 보안사고 피해액이 약 3조 4,333억 원(24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을 노린 해킹 사건만 175건이며 손실은 약 2조 2,657억 원(16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월렛 해킹이 가장 큰 금전적 피해를 초래했고, 피싱은 건수 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은 이더리움이 디파이(DeFi)의 중심이며, 수천 개의 스마트 계약이 상시 가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커들에게 매력적인 타깃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여전히 수조 원 규모의 자산이 플랫폼에 예치돼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코너 그로건은 “무엇보다 현재 집계된 이러한 손실액은 최소치”라며, "실제 접근이 불가능한 ETH 자산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보유자들의 세심한 사용자 교육과 보안 강화, 스마트 계약 검증 절차의 엄격한 기준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