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BTC)을 제치고 현물 거래량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시장 판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기관 자금 유입, 파생상품 거래 급증, 중앙화 거래소 보유량 감소 등 복합적인 강세 신호가 줄지어 나타나면서, 이더리움의 주도권 획득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7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이더리움의 주간 현물 거래량은 257억 달러(약 35조 7,230억 원)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244억 달러(약 33조 9,160억 원)를 웃돌았다. 이는 1년 넘게 지속된 BTC 주도의 현물 거래 흐름이 역전된 첫 사례다. 금주 이더리움 가격이 26%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오히려 1.55% 하락하는 등 가격 흐름도 엇갈리고 있어 시장 심리 변화를 방증한다.
이더리움 강세의 중심에는 ETF 자금 유입이 있다. 7월 14일부터 18일 사이, 현물 기반 이더리움 ETF는 21억 8,000만 달러(약 30조 2,02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흡수했고, 21일부터는 추가로 13억 9,000만 달러(약 19조 3,210억 원)가 유입됐다. 단 하루 만에 2억 3,120만 달러(약 3조 2,130억 원)의 급격한 투자도 이어졌다. 반면 비트코인 ETF는 같은 기간 동안 23억 7,000만 달러(약 32조 9,430억 원)를 유치했지만, 이후 2억 8,500만 달러(약 3조 9,615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이탈하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이더리움에 대한 기관의 관심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ETH의 미결제약정은 280억 달러(약 38조 9,2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라 24시간 내 1억 5,000만 달러(약 2조 85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조정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 중 1억 1,100만 달러(약 1조 5,430억 원)는 매수 포지션 청산으로, 단기 과열 신호로 해석된다.
또 하나의 긍정 신호는 거래소 내 ETH 보유량 감소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중앙화 거래소 보유량은 7월 초 이후 3.46% 줄어들며 약 670,000 ETH가 시장에서 이탈했다. 이는 장기 보유를 뜻하는 콜드월렛 이동으로 해석되며, 매도 압력의 약화를 시사한다.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은 이더리움이 시장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알트 시즌’ 여부를 판별하는 지표인 알트시즌 인덱스가 62에서 48로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 알트코인 시장의 완전한 상승 전환은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현재 이더리움은 ETF 수요 급증, 파생상품 투자 확대, 거래소 보유량 감소 등 전방위적인 호재를 바탕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지배력은 여전히 견고하며, 전면적인 시장 주도권 교체보다는 일시적 균형 이탈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향후 몇 주간의 가격 및 자금 흐름이 알트시장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