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디르함(AED)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권 규제 체계를 본격 시행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트겟(Bitget)은 이번 조치가 중동 시장 성장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진행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맞물려 전략적 확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은행 주도 AED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UAE 중앙은행(CBUAE)은 지난해 말 AE Coin 등 디르함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정책을 확정했다. 발행 주체는 중앙은행의 직접 승인과 감독을 받아야 하며, 법정 통화 1:1 완전 담보와 정기적 재무 검증, 반부패 및 자금세탁방지(AML)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로써 UAE는 지역 통화를 기반으로 한 첫 공식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구축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지역 결제 시스템 현대화와 크로스보더 거래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겟 CEO “규제 명확화, 금융 포용 확대”
비트겟의 최고경영자(CEO) Gracy Chen은 UAE 현지 매체 Khaleej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UAE의 AED 기반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중앙은행 감독 아래 금융 주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 시장에 최적화된 디지털 혁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Chen CEO는 “규제 명확화는 단기적으로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와 유동성을 강화해 더 많은 기관과 개인 투자자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GENIUS Act’와의 비교…이원적 규제 구도 형성
이번 UAE 규제는 최근 미국에서 발효된 GENIUS Act(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와 비교되며 주목받고 있다. GENIUS Act는 달러(USD)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연방 및 주 규제 기관이 공동 관리하는 이원적 체계를 도입한 법이다. 발행자는 1:1 담보 유지, 정기 감사 의무, 파산 시 보유자 우선권 보호 등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Chen CEO는 “미국의 USD 중심 규제와 UAE의 AED 중심 규제는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AED는 지역 결제와 상업 거래, USD는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은행 발행 모델 부각…기관 경쟁 심화
UAE와 미국 모두에서 상업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다. UAE에서는 First Abu Dhabi Bank(FAB), Zand Bank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미국에서도 JPMorgan, Circle 등 주요 기업이 대응에 나섰다. 은행 중심 발행 모델은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발행 권한 집중과 소수 기업 독점 우려도 제기된다.
비트겟, 글로벌 라이선스 전략 가속
비트겟은 현재 15개 이상 주요 관할 지역에서 라이선스 취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UAE에서는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청(VARΑ) 인가를 기반으로 현지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며, 인도 FIU 등록 등 아시아권 라이선스도 확보하고 있다. Chen CEO는 “AED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USD 기반 GENIUS Act 모두를 반영한 다중 통화 전략으로 글로벌 확장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파급력…“기관 진입 촉진, 신뢰 회복”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기관 중심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글로벌 금융사들의 디지털 자산 참여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UAE는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활용해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간 교역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사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ED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단순한 지역 정책을 넘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질서 재편의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겟을 비롯한 글로벌 거래소들은 미국과 UAE라는 두 축의 규제 환경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유동성 확대와 서비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향후 제도 정착 과정에서 금융 당국과 업계 간 협력이 강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