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와 크라켄이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각각 암호화폐 부문에서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로빈후드는 암호화폐 수익이 전년 대비 98% 급증하며 존재감을 강화한 반면, 크라켄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사용자 성장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로빈후드는 2025년 2분기 동안 총 순수익 9억 8,900만 달러(약 1조 3,767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이 중 거래 기반 수익은 5억 3,900만 달러(약 7,492억 원)로, 주식·옵션·암호화폐 전체가 포함됐지만, 특히 암호화폐 부문이 1억 6,000만 달러(약 2,224억 원)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증가폭을 보인 점이 두드러진다. 거래량 증가도 견조해, 로빈후드는 분기 중 암호화폐 거래 규모가 280억 달러(약 38조 9,2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32% 올랐다.
이 같은 성장은 로빈후드의 신사업 확대 전략과 맞물려 의미가 더 크다. 6월 유럽 사용자를 위해 200개 이상의 토큰화 미국 주식에 접근할 수 있는 토큰화 주식 상품을 출시했으며, 이더리움(ETH) 기반 아비트럼(ARB) 네트워크에 자체 레이어2 솔루션을 론칭할 계획도 밝혔다. 로빈후드는 이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량도 늘리고, 토큰화 금융 상품 시장 구도를 주도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크라켄은 같은 기간 4억 1,160만 달러(약 5,7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전년 대비로는 18% 증가했다. 2분기 거래량은 1,868억 달러(약 259조 6,520억 원)로 전분기보다 11% 감소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19% 늘었다. 외형 측면에선 다소 주춤했지만, 사용자 기반은 선전했다. 크라켄의 자금 계좌 수는 전분기 대비 12%, 전년 대비 37% 증가한 440만 개를 돌파했고, 총 자산 규모도 432억 달러(약 60조 88억 원)로 앞분기의 349억 달러(약 48조 4,110억 원)에서 대폭 상승했다.
크라켄은 이와 함께 전 고객 자산이 완전하게 준비금으로 보유되고 있다는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공개하며, 비트코인(BTC)과 스테이블코인에서는 100% 이상의 초과 담보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신뢰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크라켄은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거래 시장 점유율을 43%에서 68%까지 크게 확대했고, 유럽시장 규제 프레임워크인 미카(MiCA)에 따라 아일랜드 중앙은행으로부터 최초로 인가 받은 거래소로 등재됐다. 동시에 캐나다에선 ‘제한 딜러’ 라이선스를 취득해 규제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이번 실적 자료는 각 플랫폼이 서로 정반대의 전략적 방향성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빈후드는 기술 및 신제품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고, 크라켄은 규제 적응과 신뢰 구축을 앞세우며 사용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