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에 장기간 침묵을 지키던 ‘비트피넥스 고래’가 다시 등장했다. 블록스트림(Blockstream)의 최고경영자 아담 백(Adam Back)은 해당 고래가 최근 하루에 최대 300 BTC 규모의 매수를 이어가며 대규모 비트코인 매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아담 백에 따르면, 이 고래는 시간가중평균가격(TWAP) 전략을 활용해 1초당 400달러(약 55만 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집계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과거에도 이 고래는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하루 최대 1,000 BTC까지 매수하는 등 반복적인 패턴을 보여왔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비트피넥스와 연관된 대형 매수세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백은 “이 고래가 돌아왔다”는 멘션과 함께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경고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달했다. 실제로 이러한 고래의 누적 매집 활동은 공급을 흡수함으로써 시세를 떠받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강력한 상승 전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묘한 시선도 존재한다. 백의 글에 반응한 일부 투자자는 “비트피넥스 고래는 하락장에서 매수하고 상승장에서 매도한다”며, 이들의 존재가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매물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소위 스마트 머니가 약세장에서 ‘바닥’을 잡고, 강세장에서는 이익 실현에 나서는 전략을 의미한다.
아담 백은 단순 분석가가 아니다. 그는 비트코인의 핵심 개념인 작업증명(PoW) 기반 기술 ‘해시캐시(Hashcash)’의 창시자이며,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와 직접 이메일을 주고받았던 사이퍼펑크 운동의 중심 인물이다. 그가 비트코인 시장에서 포착하는 흐름은 전문가 집단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겪고 있다.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유동성 악화에 따른 단기 조정을 경고하며 BTC가 곧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는 이번 고래 매집 흐름이 바닥에서 ‘강한 손’이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거래소 보유량이 역대 최저 수준에 이르렀고, 기관투자자 유입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고래의 반복적인 매수는 가격 반등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그들이 언제 팔지 알 수 없는 만큼, 상승 확신보다는 수급 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향후 고래의 매집 강도가 유지될지, 이들이 실제로 반등을 주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은 이들의 손길을 추적하며 다음 큰 파동의 전조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