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신생 암호화폐 기업 '비트마인'에 뜨겁게 몰리고 있다. 이 기업은 이더리움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전략으로 업계에서 눈길을 끌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합법화 열풍까지 더해져 주식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비트마인 주식은 국내 투자자 해외 순매수액 1위에 올랐다. 순매수 규모는 무려 2억4천100만달러, 한화로 약 3천365억원 수준이다. 6월까지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비트마인은, 한달 만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이 됐다.
비트마인의 인기는 암호화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본거지로 하는 채굴 및 투자 전문 업체로, 주요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을 대규모로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상장을 마친 지 얼마 안 된 만큼 중소형 성장주를 다루는 '아메리칸 뉴욕거래소(NYSE American)'에서 거래된다.
이더리움에 대한 전략적 베팅이 비트마인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실물 자산에 연동된 암호화폐)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이에 따라 이더리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약 50%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마인이 보유한 이더리움은 약 23억달러, 우리 돈으로는 3조2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 법제화나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올여름 2개월 사이 이더리움 가격은 약 46% 급등하며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쌓아 투자자 신뢰를 받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비트마인도 ‘이더리움 테마주’로 인지되고 있다. 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제약이 많은 한국의 투자 환경에서는, 이런 주식이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비트마인은 세계적 투자자인 피터 틸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캐시 우드의 지원을 받아 화제성을 더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공 행진에 대해 투자에 앞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8위부터 10위까지의 순매수 기업도 눈에 띈다. 핀테크 플랫폼 로빈후드(1억500만달러), 이더리움을 자산으로 활용하는 웹 마케팅 기업 샤프링크게이밍(1억200만달러), 그리고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9천200만달러)가 그 주인공이다.
한편, 지난 주 국내 증시 투자 대기금인 투자자예탁금이 3조5천억원 넘게 증가했고, 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관심 속에서 암호화폐 관련주는 여전히 국내 증시를 바깥에서 자극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