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자금 조달은 향후 인수·합병, 일반 운영자금 활용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자 반응은 엇갈렸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2029년 만기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2032년 만기 10억 달러로 구성된 두 개의 트랜치로 진행된다. 이들 채권은 미국 내 자격 있는 기관 투자자에게만 비공개로 판매된다. 초기 매수자는 총 1억 5,000만 달러(약 2,085억 원) 규모의 추가 매입 옵션도 보유하게 된다. 채권은 무담보 선순위 채권이며, 반기마다 이자를 지급하고 지정 만기일에 원금이 상환된다.
전환 조건에 따라, 보유자는 코인베이스의 클래스A 보통주와 현금 또는 그 조합으로 채권 전환이 가능하다. 이번 구조는 전환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식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한콜(capped call) 거래도 함께 설계됐다. 이 파생거래는 전환 주식 물량에 따라 추가로 지불해야 할 현금 지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전체 발행 자금 중 일부는 이 거래 구조를 위한 비용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코인베이스 측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 대부분을 일반적인 기업 운영자금, 향후 인수 추진, 그리고 자사주 매입 또는 기존 채권 상환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 발표 직후,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2% 이상 하락했다. 시장은 실적 부진과 향후 주가 희석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모습이다. 특히 컴패스포인트는 코인베이스를 기존 ‘중립’ 등급에서 ‘매도’로 강등하며, 스테이블코인 등 경쟁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코인베이스의 목표주가도 기존 330달러(약 45만 8,700원)에서 248달러(약 34만 4,720원)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벤치마크는 코인베이스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코인베이스의 기관 고객 기반 확대, 신사업 역량 강화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421달러(약 58만 5,190원)로 상향하면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크립토 공약에 힘입어 제도권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 압박과 경쟁 격화라는 이중 변수는 여전히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