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SHIB) 커뮤니티가 하루 만에 토큰 소각률을 158%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소각된 토큰 수는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표상 상승세와 실질 효과의 괴리는 SHIB의 시세에도 반영되며 다시금 하락세를 맞이했다.
온체인 데이터 추적 사이트인 시브번(Shibburn)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시바이누 커뮤니티는 총 752,339 SHIB를 소각했다. 이는 전일에 비해 소각률이 무려 157.59% 급등한 수준이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10달러(약 1만 4천 원)가 채 되지 않는 소규모 거래였다. 특히 이날 발생한 네 건의 소각 중 가장 큰 규모조차 642,622 SHIB에 불과했다.
소각률의 급등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주간 기록도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7일간 시바이누는 약 1,382만 개의 토큰을 소각했는데, 이는 전주 대비 무려 97.82% 감소한 수치다. 단기적 수치는 상승했지만, 장기 추이를 고려하면 뚜렷한 소각 효과나 공급 감소 압력은 전무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정체 흐름은 SHIB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기준 SHIB는 $0.00001325선(약 0.018원)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일일 낙폭은 4%를 소폭 웃돈다. 토요일에도 비슷한 하락 후 단기간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같은 폭으로 밀리며 기술적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커뮤니티 주도 소각은 시바이누의 대표적 수급 축소 전략으로 꼽히지만, 실질적 규모가 너무 작아 중장기적 가격 방어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소각률 급등을 정밀하게 뜯어보면, 이번 현상이 강력한 트렌드의 전조라기보다는 일종의 착시 혹은 단타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처럼 SHIB의 강한 팬덤과 텍스트 상 지표가 결합돼 만들어낸 ‘숫자 상승’ 언어가 현실적인 수급 조절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SHIB는 가격 모멘텀보다는 커뮤니티 활동지수에만 기대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