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이 9월 첫날 대규모 XRP 이체를 단행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한 달마다 진행되는 에스크로 해제 일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총 10억 XRP 가운데 3억 XRP가 순수하게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추적 서비스 웨일얼러트(Whale Alert)에 따르면, 리플은 우선 5억 XRP(약 1조 3,820억 원)를 자사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어 3억 XRP(약 8,300억 원), 2억 XRP(약 5,530억 원)도 연달아 해제됐다. 총 10억 XRP 규모지만, 실제로 시장에 유통될 물량은 그보다 적다.
실제로 리플은 곧바로 이 중 7억 XRP를 다시 에스크로에 묶었다. 4억 XRP(약 1조 1,040억 원)와 3억 XRP(약 8,280억 원)를 잠금 처리함으로써, 이번 달에 순수하게 유통 가능한 XRP는 3억 개, 시가로 약 8,3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리플이 매월 반복하는 전형적인 유동성 관리 방식으로, 초과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리플의 이 같은 에스크로 시스템은 XRP의 순순환량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매월 10억 XRP가 에스크로에서 해제되며, 사용되지 않은 물량은 다시 잠김 처리된다. 현재까지 약 356억 XRP가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번 거래가 XRP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유통 물량 증가가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물량을 다시 에스크로로 보내 유통량을 제한했기 때문에 시장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처럼 3억 XRP만이 실질 유통 물량으로 남는 시나리오는 공급 압력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이번 해제로 시사된 점은 명확하다. 리플은 단기 유동성 공급과 장기 가격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균형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체계적인 공급 설계가 향후 XRP 시장 안정화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