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시장에 단기 약세 흐름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이더리움의 테이커 매도 거래량이 12억 달러(약 1조 6,680억 원)에 달하면서, 강한 매도 압력이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주말 이후 ETH 가격이 2.4% 하락해 4,272달러(약 5,939만 원)까지 밀린 것과 궤를 같이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가 마르툰(Maartunn)은 X(구 트위터)를 통해 "급격히 치솟은 매도 거래량이 이더리움의 기술적 지지선을 무너뜨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의 압박 강도를 평가했다. 리서치 업체 매트릭스포트(Matrixport)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일 평균 거래량이 1,220억 달러(약 169조 5,800억 원)에서 570억 달러(약 79조 2,300억 원)로 급감하고 펀딩 금리가 10% 이하로 떨어졌다고 진단하면서 "레버리지 매수 포지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도세 강화의 또 다른 배경은 계절적 요인이다. 시장 분석가 벤자민 코웬(Benjamin Cowen)은 "9월은 이더리움에 취약한 시기이며, 과거처럼 ETH 가격이 3,500달러(약 4,865만 원) 수준까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7년 9월 ETH는 21% 가까이 빠졌으며, 2021년에도 12% 하락한 뒤 연말 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완전히 비관적이지는 않다. 온체인 분석 업체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한 비트코인 고래가 최근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BTC를 ETH로 전환해 스테이킹한 사실이 공개됐다. 여기에 더해 현물 ETF와 국고 수요, 토큰화 프로젝트 등에서 나오는 구조적 장기 수요도 이더리움의 중장기 펀더멘털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더리움은 코인게코 기준 4,387달러(약 6,098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하루 기준 1% 하락, 주간 기준 0.6%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사상 최고가인 4,946달러(약 6,873만 원)를 찍은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 전체보다는 나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술 지표상 ETH는 4,200~4,400달러(약 5,838만~6,116만 원) 사이의 주요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지지선이 무너지면 3,800달러(약 5,282만 원)까지의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4,600달러(약 6,394만 원)를 회복한다면, 반등세에 가속도가 붙으며 ATH 재도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