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인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암호화폐를 향후 ‘대안적 통화’로서 주목할 만한 자산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법정통화 시스템의 구조적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암호화폐의 매력이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달리오는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암호화폐는 공급이 한정된 ‘대안적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달러 공급이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혹은 미국 통화에 대한 국제 수요가 급감할 경우 암호화폐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주요 디지털 자산들이 ‘부의 저장 수단’으로서 법정통화보다 더 설득력 있는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 같은 인식의 배경에는 ‘대규모 부채 사이클(Big Debt Cycle)’의 종말이라는 달리오의 장기 전망이 깔려 있다. 그는 “수십 년에 걸친 부채 기반 경제구조가 종국에는 지속될 수 없다”며 “중앙은행의 개입이 약해진다면, 시장 기조에 따라 금리가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고, 이는 경기 침체와 부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응책으로 다시 양적완화(QE) 등 통화 확장을 선택한다면, 그 자체가 통화신뢰에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고는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이 법정통화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비중앙화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주장을 강화한다. 특히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축소와 인플레이션 억제를 두고 고민하는 상황에서, 하드자산 기반의 대안통화에 대한 관심은 한층 무게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대선 행보 속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와, 미국 내 통화정책과 디지털 자산 규제 논의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달리오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코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경제 사이클 이론과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결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수록 암호화폐의 위상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이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기존 금융 체계 너머의 자산군에 대한 전략적 분산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달리오는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