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투자 심리가 다시 ‘공포’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른바 고위험 자산 선호가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적인 포지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Santiment)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잘 알려지지 않은 알트코인에서 주요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다음 상승 흐름이 어느 대형 자산에서 시작될지를 두고 시장 참여자들 간 신중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의 초점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등 시가총액 상위 코인에 집중돼 있으며, 이는 무분별한 리스크 노출을 줄이고 안정적인 자산으로 이동하려는 보수적인 흐름을 보여준다는 것이 샌티멘트의 해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마켓 전반의 애매한 관망세와도 맞물린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여전히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으며, 시장에서는 알트코인 시즌 도래에 대한 기대감도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알트코인 주도의 순환 상승장은 더 많은 암호화폐 ETF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가시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해당 지수는 9일(현지시간) 기준 ‘공포’ 단계인 44점을 기록했으며, 이는 앞선 이틀간 ‘중립’ 수준이었던 점수보다 한 단계 하락한 수치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아직 본격적인 매수보다는 관망세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안전 자산으로 쏠리는 배경에는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수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반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되는 만큼, 당분간은 비트코인과 같은 대형 코인 중심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