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파생상품 시장에서 불과 1시간 만에 일어난 대규모 포지션 청산이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9일, 마켓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라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더리움 파생상품 시장에서 롱 포지션 청산액이 약 287만 달러(약 39억 8,000만 원)에 달하며, 전체 청산 금액의 99%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른 청산 불균형 수치는 무려 5,855%에 달했다.

이 극단적인 수치는 이더리움 가격 차트의 1분 봉에서 순간적인 변동성이 반영된 결과다. 당시 ETH 가격은 단 1분 만에 4,328달러(약 601만 원) 선까지 하락했다가 곧바로 반등해 4,350달러(약 605만 원)를 회복했으나, 이 짧은 시간 동안 레버리지를 사용한 롱 포지션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시장에서는 이 움직임을 ‘가격 방향성 변화’보다는 ‘국지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가격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 4,353달러(약 605만 원)로, 24시간 기준 약 1% 상승하며 안정을 유지했다. 이는 대규모 청산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상승세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다른 주요 암호화폐의 청산 규모는 이더리움보다 소규모에 그쳤다. 비트코인(BTC)의 총 청산액은 약 51만 1,000달러(약 7억 1,000만 원), 솔라나(SOL)는 약 53만 7,000달러(약 7억 4,600만 원) 수준이었다. 전체 시장의 24시간 누적 청산 규모는 약 3억 4,146만 달러(약 4,754억 원)로 집계됐으며, 이 중 숏 포지션이 약 1억 3,991만 달러(약 1,948억 원), 롱 포지션은 2억 155만 달러(약 2,806억 원)였다.

이 같은 급격한 포지션 청산 사례는 가격 변동이 적은 상황에서도 레버리지 거래가 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흔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다수 투자자에게는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할 수 있지만, 고위험 포지션을 운영하는 투자자에게는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