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강세장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는 단기에 급등하는 '포물선형 랠리'가 반복됐다면, 최근에는 점진적 조정과 상승이 반복되는 일종의 '계단식 상승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가치 대비 실현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MVRV(시장가치/실현가치) 비율은 최근 다시 365일 단순 이동평균(SMA365) 아래로 하락했다. 이 지표는 일반적으로 강세장 국면에서 SMA365 위에서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고, 폭락장이나 '블랙스완 이벤트'처럼 이례적인 상황에서만 하회한 바 있다. 그러나 2024년 이후,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과 기관 자금의 대규모 유입으로 시장 구조가 변화하면서 MVRV의 하락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MVRV가 두 차례 SMA365를 하회했을 때는 곧바로 반등하며 사상 최고가 경신으로 이어졌다. 이번이 세 번째 테스트 사례로,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따라 미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최대 3차례나 인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완화적 통화정책 전망은 다시금 MVRV 비율의 상승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파생상품 시장도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거래소별 누적 거래량 편차를 측정하는 'Volume Delta Bias' 지표는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에서 반등 신호를 나타내며, 단기 매도세가 전반적으로 소진됐음을 시사했다.
가격 반등과 함께 비트코인 선물의 3개월 연환산 기준 프리미엄은 여전히 10% 미만을 유지 중이다. 이는 과도한 투기 수요보다는 안정적인 레버리지 매수세가 작동 중임을 보여주며, 시장이 축적 국면에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번 강세 국면의 기술적 시험선은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다. 이 가격대를 안정적으로 지키면 신규 자금 유입과 함께 한층 강력한 랠리가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반대로 이 구간이 무너지면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 더 나아가 9만 3,000달러(약 1억 2,927만 원)까지 후퇴할 수 있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관되게 기존과는 다른 '계단식 상승'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고 판단하며, 이는 오히려 과열과 급락을 반복했던 과거보다 견고한 지지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제시했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비트코인의 구조적 안정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 보유자들에게는 보다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