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증권상품청(SCA)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 가상자산 플랫폼 운영사 라이선스를 공식 부여했다. 8개월 전 잠정 승인(In-Principle Approval)을 받은 뒤, 이번에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바이비트는 중동 시장 확장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됐다.
바이비트는 이번 승인을 통해 자사의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를 UAE 현지에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오스트리아에서 유사한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인도에 등록하면서 벌금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를 납부한 데 이어 글로벌 규제 준수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벤 저우(Ben Zhou) 바이비트 공동 창업자이자 CEO는 “이번 SCA 라이선스 취득은 바이비트가 규제 준수와 투명성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UAE는 디지털 자산 규제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번 인증은 우리의 보안성과 지배구조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UAE 내에서는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해 다양한 기관의 승인을 조합하는 이른바 ‘패치워크 방식’이 여전히 필요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지난 8월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청(VARA)과 SCA가 발표한 협력 관계를 통해, 한 기관의 승인으로 다른 기관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규제 상호 인정 제도가 도입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바이에서 지난해 9월 비운영(provisional) 라이선스를 받은 바이비트 역시 이 제도를 통해 정식 운영 허가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UAE는 그간 명확한 규제 기반과 투자 유치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들의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7월 오픈 네트워크(TON)는 UAE 내 파트너와 함께 약 1억 3,900만 원(100,000달러)을 투자하면 골든 비자(Golden Visa)를 통해 거주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논란을 낳기도 했다.
바이비트의 이번 정식 라이선스 획득은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로서 UAE의 입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이며, 동시에 국제 거래소들이 규제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