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시장의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금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눌렀다. 최근 기록된 대형 양봉은 지난 4월 이후 최대 폭의 상승세로, 암호화폐와 전통 안전자산 간의 흐름이 뚜렷하게 갈리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Bitfinex) 기준, 비트코인은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 골드(XAUT) 대비 약 9% 상승했다. 특히 BTC/XAUT 거래쌍은 올 4월 22일에 약 11% 급등한 바 있어, 이번 상승 흐름이 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금과 은은 극심한 하락세를 맞았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이날 금과 은 모두 수년 만에 가장 큰 일중 낙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급격한 하락은 전 세계적 금 투자 열기를 재점검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호주 시드니에서는 금 실물 투자자들이 주화와 금괴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장면이 SNS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표적인 금 옹호론자이자 비트코인 비판가로 유명한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다시 한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금 가격 급락은 단순한 ‘조정’에 불과하며, 금 가격이 여전히 온스당 4,000달러(약 5,560만 원)를 상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이번 비트코인의 강세장을 ‘또 하나의 좋은 매도 시점’으로 봤다면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이제 ‘어리석은 금(fool’s gold)’을 팔고 진짜 금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금은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을 모두 앞지르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다시 ‘금의 시즌’이 도래한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일련의 급락세로 이 같은 낙관론에는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다시 한 번 디지털 안전자산의 위상을 되찾으며 위험 회피 자산 간 판도 변화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의 강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시장은 뚜렷한 흐름 변화를 포착하고 있다. 금과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단기 수익 전략뿐 아니라 자산 배분 원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으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