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주말 반등세를 이어가며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에 근접했지만, 매수세가 뚜렷하게 약화되면서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시장의 약한 미결제약정과 비활성화된 펀딩 비율, 그리고 곧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에 대한 경계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 10만 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 아래에서 반등해 빠르게 11만 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시장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매수 심리는 예전보다 확연히 식었다. 트레이더 ‘CryptoMe’는 “급격한 유동성 유입이나 과감한 포지션 개설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상승 흐름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BTC 파생상품 시장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상승 구간에서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정체됐다는 점이다. 펀딩 비율 또한 0.01이라는 중립선을 넘지 못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의 거래량도 낮게 유지됐다. 이는 결국 선물 시장에서 롱 포지션 유지를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하려는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기는 아주 민감하다. 오는 10월 24일 발표되는 미국의 CPI 수치는 전통 금융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에도 강한 파급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듯,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는 비트코인 가격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9만 7,500달러(약 1억 3,548만 원)에서 10만 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 구간에 강한 매수층이 포진해 있지만, 10만 달러는 심리적 지지선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CryptoMe는 이에 대해 “투자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긴 하지만, 심리적 지지선은 실제 지지선만큼 탄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분석가 ‘Dr. Profit’은 “곧 10만 1,000달러(약 1억 4,039만 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약세 전환 가능성을 제기했고, 베테랑 트레이더인 ‘Bob Loukas’는 “이 구간에서의 방심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차티스트인 ‘CryptoAmsterdam’은 “단기 지지선을 재확보한 만큼 중기적 반등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향후 움직임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분석가 ‘Titan of Crypto’는 장기 기술 지표인 월간 LMACD 크로스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가 상승 사이클의 정점인지, 아니면 새로운 약세장의 시작점인지를 예단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현재 전일 대비 2.5% 하락했으며, 최근 일주일간 4.6% 하락했다. 지난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 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 대비 14.5%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약 2조 1,500억 달러(약 2,988조 5,000억 원), 일일 거래량은 600억 달러(약 83조 4,000억 원)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파생상품 시장의 미온적인 흐름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은 당분간 명확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10만 달러 선 방어 여부가, 중장기적으로는 CPI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반응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