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에서 또 한 번의 변곡점이 도래했다. 약 47,000개의 비트코인 옵션 계약이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들 계약의 명목 가치는 총 51억 달러(약 7조 890억 원)에 이른다. 이번 만기 규모는 지난주보다 다소 크지만, 현물 시장의 흐름은 최근 며칠간 좁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코인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번 주 옵션의 풋/콜 비율은 1.03으로 매수와 매도 포지션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최대 고통 가격(Max Pain Point)은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옵션 보유자 대다수가 손실을 입는 지점으로, 가격이 그 근방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의 자료에 따르면, 행사가 기준으로 12만 달러, 13만 달러, 14만 달러 지점의 미결제 약정이 각각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를 넘기며 집중됐다. 반면 10만 달러 이하에서는 공매도 포지션 중심의 미결제 약정이 20억 달러 규모로 존재한다. 이처럼 롱·숏 포지션 간 세력 균형이 팽팽한 상태다.
전체 비트코인 옵션 미결제 약정은 사상 최대치인 630억 달러(약 87조 5,700억 원)에 도달했다. 이 중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 규모가 데리빗을 통해 집계된 것으로,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미결제 약정보다 약 400억 달러(약 55조 6,000억 원)가 많다. 이는 파생상품 시장이 고레버리지 매매에서 헤지 중심으로 서서히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더리움(ETH) 역시 약 19만 3,000건의 옵션 계약 만기가 예정돼 있으며, 총 명목 가치는 7억 4,900만 달러(약 1조 408억 원)에 달한다. 최대 고통 가격은 3,950달러(약 548만 원), 풋/콜 비율은 0.78로 매수 포지션이 다소 우세한 구도다. ETH 옵션 미결제 총액은 약 150억 달러(약 20조 8,500억 원) 수준이다. 두 메이저 자산을 합치면 금일 옵션 만기 총액은 약 58억 달러(약 80조 6,2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옵션 만기일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지속과 함께 발표 예정인 9월 CPI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와 겹쳐, 잠재적인 변동성을 키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예상치는 3.1% 수준이지만 이보다 높은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은 급격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반 흐름을 보면, 비트코인은 현재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11만 1,000달러(약 1억 5,429만 원)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솔라나(SOL), 바이낸스코인(BNB) 등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옵션 시장을 주시하는 거래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며, 일부에서는 암호화폐가 금과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뒤쳐졌다는 비판적 평가도 나온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정보업체 그릭스라이브(Greeks Live)는 "거래자들 사이에 실망감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비트코인이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돌파하지 못하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AWS 서버 장애로 발생한 일시적인 코인베이스(Coinbase) 거래 차단 역시 기관투자 유입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금 파동은 비교적 제한적이지만, 거시 지표와 옵션 체결량의 상호작용에 따라 극적인 시장 반등이나 조정이 나타날 여지는 여전히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