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와 블랙록이 최근 비트코인(BTC)을 대규모로 이전한 사실이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이들은 총 296백만 달러(약 437억 원) 규모의 BTC를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으로 이체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시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기 직전이었다.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매도 신호인지, 단순한 자산 재배치인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월 10일 약 1,021 BTC, 약 94백만 달러(약 139억 원) 규모를 코인베이스 프라임 연결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매주 반복된 1억 달러 안팎의 정기적 이동 패턴을 잇는 것이다. 불과 5일 전에도 스페이스X는 1,083 BTC를 이전한 바 있다.

블랙록은 그보다 큰 규모의 자산을 옮겼다. 같은 날 2,196 BTC, 약 203백만 달러(약 299억 원)를 코인베이스 프라임으로 전송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일부는 단기 매도 준비라는 우려를 제기했고, 다른 일각에서는 연준 발표 이전의 심리적 공세라고 해석했다. 반대로, 블랙록이 지난주 자사 ETF에서 약 191백만 달러(약 282억 원) 상당의 BTC, 55백만 달러(약 81억 원)의 이더리움(ETH)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오히려 보유 확대 신호라는 반론도 나왔다.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이체는 기업 자체의 이슈와도 맞물린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5조 달러(약 2,214조 원)에 달하는 사기업 가치와 별도로, 스타링크의 IPO 가능성 등을 두고 시장 내 대규모 이벤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 상황 역시 예민하게 반응 중이다. BTC는 12월 10일 94,500달러(약 1억 3,957만 원)선을 잠시 돌파했지만, 이후 약세 전환하면서 현재는 90,000달러(약 1억 3,287만 원)선에 머물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BTC 가격은 88,000~94,000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 긴축 완화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가격 흐름만 보면 BTC는 지난달 대비 약 14% 하락했고, 같은 기간 이더리움이나 주요 알트코인 대비 회복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다만,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 분석에 따르면 여름 대비 투기적 포지션이 줄어들며 시장 구조는 오히려 안정세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로서 핵심 의문은 이들 대규모 BTC 이체가 단순한 커스터디 구조 변경인지, 아니면 매도 준비를 의미하는 유동성 전략의 일환인지다.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의 지갑 활동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늠할 단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