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HTX 제재를 두고 블록체인 업계에서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제재 대상이 단일 불법 자금 흐름이 아니라 ‘HTX 전체’로 확장되면서, 정상 사용자와 합법적 자금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1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리서치 책임자 알렉스 손(Alex Thorn)은 X를 통해 “HTX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삼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HTX에 많은 정상 이용자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토큰 동결을 판단하는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집행 방식이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보안 연구자 테일러 모나한(Taylor Monahan)도 이번 제재가 디파이(DeFi) 프로토콜이 도난 자금을 걸러내도록 해온 수년간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체인 추적 전문가 잭엑스비티(ZachXBT) 역시 “다소 지나친 제재”라고 평가했다. 그는 “HTX 주소가 온체인에서 오염됐다는 이유만으로 추적에 큰 혼란이 생겼고, 이제는 노출 위험만으로 제재 카테고리를 사실상 무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식의 포괄적 낙인이 오히려 ‘리스크’ 판단 자체를 무디게 만든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영국이 지난 5월 26일 화폐세탁과 러시아 연계 금융망 지원 의혹을 이유로 HTX의 배후 법인인 후오비 글로벌 S.A.(Huobi Global S.A.)를 제재한 데서 시작됐다. 영국 당국은 HTX가 A7 Limited Liability Company와 가란텍스(Garantex) 등 제재 대상 기관을 통해 러시아 정부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HTX는 제재 대상 법인과 온라인 거래소는 별개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글로벌 레저(Global Ledger) 보고서는 HTX가 2021년부터 2026년 5월까지 약 210억6000만달러 규모의 고위험 암호화폐 흐름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소 76억4000만달러는 가란텍스와 후속 조직 그리넥스(Grinex), A7A5, 다크넷 마켓 하이드라(Hydra) 등 러시아 고위험 실체와 연결된 것으로 분석됐다. 제재 여파는 뒤로 번졌다. 트럼프와 연계된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은 제재 준수 점검을 이유로 HTX 관련 주소를 동결했고, HTX는 이에 맞서 해당 플랫폼의 USD1 스테이블코인을 상장폐지하고 일부 거래쌍을 중단했다.
업계 시선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거래소 제재가 아닌, 암호화폐 제재 집행의 기준을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느냐는 문제로 보고 있다. 불법 자금 차단이라는 목적은 분명하지만, 정상 이용자까지 함께 묶는 방식은 오히려 온체인 추적과 컴플라이언스 체계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