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이 참여한 국제 공조 수사로 ‘AudiA6’라는 가상자산 자금세탁 조직이 무너졌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억3900만유로, 약 3억9000만달러 규모의 불법 자금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암호화폐 기반 범죄 인프라가 다시 한 번 국제 수사망에 포착됐다.
13일 유로저스트에 따르면 미국, 호주, 프랑스, 폴란드, 조지아, 아이슬란드, 캐나다, 독일, 일본, 스위스, 영국 수사당국은 유로저스트와 유로폴의 조율 아래 합동 작전을 벌여 조직의 핵심 인물 2명을 조지아에서 체포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적자로 알려졌다. 당국은 도메인 25개와 서버 30대 이상, 차량 80대를 압수했고, 약 90만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도 동결했다.
AudiA6는 이른바 ‘믹서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며 해커들이 탈취한 자금을 빠르게 섞어 추적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자들은 약 1시간 안에 자금을 ‘정리’할 수 있었고, 수수료는 3%에서 10%에 달했다. 체인널리시스에 따르면 2021년 이후 AudiA6 지갑에는 약 1만333비트코인(BTC)이 유입됐고, 거래 당시 가치는 약 3억8900만달러 수준이었다.
수사당국은 이 조직이 ‘Dark2Web’이라는 별도 마켓 포럼도 운영해 불법 서비스를 홍보하고 전 세계 사이버범죄자들을 연결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은 허위 'KYC' 계정이 대거 동원된 점이 특징이다. 조사 과정에서 도난 또는 구매한 신원을 이용한 6000건 이상의 고객확인 기록이 확인됐고, 러시아어권 중개인들이 자금 이동을 돕기 위해 모집된 정황도 드러났다.
호주 연방경찰은 이 조직이 2024년 호주 기업이 랜섬웨어 협박에 대응해 지급한 몸값 일부도 세탁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AudiA6와 Dark2Web의 일반 웹과 다크웹 도메인에는 모두 압수 안내문이 게시됐다.
이번 적발은 가상자산 자금세탁 구조가 여전히 국제 범죄의 핵심 수단으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랜섬웨어 공격이 특정 지역과 주요 조직으로 더 집중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Emsisoft는 2026년 1분기 랜섬웨어 피해가 97개국에서 발생했지만 미국 비중이 64.7%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체크포인트리서치 역시 상위 10개 랜섬웨어 조직이 전체 피해자의 71%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랜섬웨어와 가상자산 세탁이 분리된 범죄가 아니라 하나의 공급망처럼 얽혀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당국의 공조 수사가 확대될수록 믹서 서비스와 허위 KYC를 앞세운 범죄 인프라도 더 큰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