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의 가상자산 투자는 나이와 소득 같은 인구 특성보다 향후 수익률에 대한 기대에 더 크게 움직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Cleveland)은 7월 14일 워킹페이퍼 ‘Do You Even Crypto, Bro? Cryptocurrencies in Household Finance’에서 미국 가계 대상 반복 설문과 정보 제공 실험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논문은 마이클 웨버(Michael Weber), 베르나르도 칸디아(Bernardo Candia) 클리블랜드 연은 연구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쿠아비옹(Olivier Coibion), 유리 고로드니첸코(Yuriy Gorodnichenko)가 함께 썼다.
연구진은 2018년 1분기부터 닐슨 홈스캔 패널에 참여한 미국 가계를 분기별로 조사했다. 설문 응답자는 회차별로 1만5000명에서 2만5000명 수준이었다. 2021년부터는 가상자산 보유 여부, 보유 이유, 기대수익률, 위험 인식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됐다.
가상자산 보유자와 비보유자의 차이는 기대수익률에서 뚜렷했다. 2021년 3분기 조사에서 가상자산 보유자는 향후 1년 수익률을 평균 22%로 예상했다. 비보유자의 평균 예상치는 7%였다.
연구진은 기대수익률과 위험 인식이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설명하는 힘이 나이, 소득, 성별 등 관측 가능한 개인 특성의 합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식, 채권, 금 같은 전통 금융자산의 보유 결정에서 인구·재무 특성이 더 큰 설명력을 보이는 흐름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인구 특성도 무관하지 않았다. 40세 미만은 60세 이상보다 가상자산을 보유할 가능성이 13%포인트 높았다. 남성은 여성보다 4%포인트 높았다. 고소득, 높은 지출 수준, 고용 상태, 일정 수준 이상의 금융자산도 보유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정보 제공 실험은 가격 정보가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일부 가계에 비트코인(BTC)의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14.3%였다는 정보를 제시했다. 해당 정보를 받은 응답자는 통제집단보다 가상자산 기대수익률을 3.2%포인트 높였다.
포트폴리오에서 희망하는 가상자산 비중도 약 2%포인트 올랐다. 통제집단의 희망 비중이 4.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47% 증가한 수준이다.
실제 구매 행동도 달라졌다. 비트코인 수익률 정보를 받은 집단에서는 이후 가상자산 구매 가능성이 약 2.5%포인트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 효과가 특히 가상자산을 잘 몰라 보유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가상자산 가격 변화가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 가격이 두 배가 될 경우 금융 포트폴리오 전체를 가상자산으로 보유한 가계는 내구재를 구매할 가능성이 1.4%포인트 높아졌다. 평균 내구재 구매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약 7% 늘어난 셈이다.
반면 비내구재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두고 가상자산 수익이 지속적인 소득 증가보다 복권 당첨금이나 도박 소득에 가깝게 인식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가격 상승 뒤 일회성 고가 소비로 연결되지만, 일상 소비 전반을 꾸준히 늘리는 방식은 아니라는 뜻이다.
워킹페이퍼는 학술 검토 전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예비 논문이다. 이번 문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결정이나 규제 조치를 담은 자료가 아니다. 논문에도 저자들의 견해가 연준이나 클리블랜드 연은의 공식 입장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연구는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투자자 사이의 정보와 믿음 차이에서 설명했다. 같은 자산을 두고 일부는 높은 기대수익과 분산투자 수단으로 보고, 다른 일부는 낮은 기대수익과 높은 위험으로 본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가격 상승률 중심의 정보 노출이 투자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이어지는 검토 대상이다. 다만 이번 논문이 확인한 것은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매도 판단이 아니라 미국 가계가 과거 수익률 정보에 반응한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