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가 이끄는 플롭랩스(Flop Labs)가 AI 에이전트 결제망 '플롭(FLOP)' 백서를 공개했다. AI 에이전트가 추론 작업을 요청하고 그 대가를 채굴자에게 온체인에서 지급하는 구조를 문서로 명문화했다.
헤이즈는 7일 소셜미디어에 플롭 백서를 게시했다고 테크플로우포스트는 전했다. 플롭은 '유용한 추론 증명(Proof of Useful Inference·PoUI)' 방식을 쓰는 블록체인과 그 네이티브 화폐를 함께 가리킨다. AI 에이전트가 플롭으로 채굴자에게 추론 비용을 지불하면 화폐가 곧바로 연산력과 지능으로 바뀌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 추론 요청부터 결제까지
통상 작업증명(PoW) 방식은 해시 연산량을, 지분증명(PoS) 방식은 예치한 지분 규모를 검증 기준으로 삼는다. PoUI는 AI 모델이 실제로 수행한 추론 결과의 유효성을 검증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들과 차별화된다. 플롭 네트워크는 PoUI 방식에 계정 기반 체인 구조를 결합해 설계됐다.
백서가 제시한 처리 절차는 이렇다. AI 에이전트는 모델 가중치 해시, 최대 지연시간, 요구 연산량, 기밀 여부, 지불 수수료를 담은 세션 요청을 멤풀에 제출한다. 채굴자는 이 요청을 받아 추론을 수행하고 증명을 반환하며, 검증자는 이 증명의 해시값을 블록에 담아 결제를 마무리한다.
◇ 토큰 공급과 보상 구조
토큰 공급 구조도 함께 공개됐다. 플롭의 창세 공급량은 약 24억8346만개로, 벤처캐피털 사전 채굴이나 경매 없이 전량 에어드롭으로 배분한다. 최초 보상 배분 비율은 채굴자 75%, 검증자 10%, 에이전트 10%, 일반 스테이커 5%다.
보상의 4분의 3을 채굴자에게 배정한 설계는 실제 추론 연산을 제공하는 주체에 인센티브를 집중해 초기 연산력을 끌어모으려는 구조로 풀이된다. 검증자와 에이전트에게는 각각 10%씩 배정해 증명 검증과 수요 창출 양쪽의 참여를 유도하는 모양새다.
네트워크의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은 1초이며, 로드맵상 목표는 1초 미만이다. 초기 블록 보상은 96 FLOP으로, 730일마다 반감기를 거쳐 총 다섯 차례 반감한 뒤에는 영구적으로 3 FLOP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730일, 약 2년 주기의 반감기는 21만 블록(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비트코인(BTC)의 반감 주기보다 짧다. 다섯 차례 반감을 거치는 동안 초기 대비 보상이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 검증자 운영과 거버넌스
검증자 집합 규모는 최대 1000개로 제한된다. 매달 검증된 작업량과 온라인 유지율을 기준으로 약 50개씩 교체된다. 채굴자와 검증자는 모두 플롭을 스테이킹해야 하며,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스테이킹한 토큰 전액 몰수와 네트워크 진입 금지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백서는 명시했다.
거버넌스는 '플롭 개선 제안(FIP)'을 통해 이뤄지며, 대부분의 안건은 활성 검증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된다.
◇ 프로젝트 연혁과 남은 과제
플롭랩스 구상은 지난달부터 단계적으로 구체화됐다. 본지는 헤이즈가 플롭랩스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며 2026년 4분기 대규모 에어드롭과 2027년 초 제네시스 블록 가동을 목표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후 헤이즈가 2026년 10월 하순 테스트넷 일정을 예고했지만 공식 플롭 토큰은 아직 발행되지 않았고, 같은 이름을 쓴 가짜 토큰의 등장에 직접 선을 그은 사실도 확인됐다.
그 사이 공개된 자료는 랜딩 페이지와 신청 양식 위주였다. 코인인사이더와 PANews는 당시까지 플롭랩스가 백서와 토크노믹스, 계약 주소, 기반 체인 등 구체적 기술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백서는 그런 공백을 처음으로 채운 자료다. 토크노믹스와 기술 구조를 구체적 수치로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백서 공개가 곧 네트워크 가동을 뜻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도 플롭랩스 소식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공식 토큰 여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거 같은 이름을 쓴 가짜 토큰이 유통된 전례가 있는 데다, 이번 백서에서도 전량 에어드롭 배분 방식만 확정됐을 뿐 아직 거래 가능한 공식 토큰은 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은 절차는 테스트넷 가동과 정식 토큰 발행, 제네시스 블록 가동이다. 앞서 예고된 일정이 그대로 지켜지는지가 다음 확인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