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이하 Fed)를 방문해 기준금리를 획기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 경제가 강건해진 현시점에서 기준금리를 300bp(3%) 인하함으로써 “로켓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금리정책에서 스위스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방문은 겉보기에는 건물 리노베이션 시찰 목적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Fed에 대한 공격적인 정책 압박 성격이 강했다. 트럼프는 유럽이 이미 금리를 낮추고 있음에도 미국이 여전히 4.25~4.5%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문제 삼았다. 특히, 스위스처럼 기준금리가 0.5% 수준인 국가들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통해 미국도 금융 선진국의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요구는 오는 7월 29~3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나와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변화의 흐름은 감지된다. Michelle Bowman과 Christopher Waller 이사 등 두 명의 Fed 이사들이 금리 인하에 동의할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약 30년 만에 Fed 내부에서 뜻이 갈리는 이례적인 상황도 전개될 조짐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전망은 다르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실제로 인하될 확률은 단 2.6%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선에 근접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아직 부족하고, Fed 다수는 조기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Mary Daly 총재 역시 보다 유화적인 시각을 전달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도입된 관세 정책이 최근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분석과 함께, 2025년 중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런 입장은 트럼프의 발언에 부분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Fed 의장에 대한 직접적 압박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훼손을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채 수익률 상승 등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장기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과 투자에 오히려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현재 리노베이션 비용과 관련해 정치적, 법적 압박까지 받고 있다. 최근 하원의원 Anna Paulina Luna가 파월 의장을 형사 고발하며 법무부 조사를 요청한 점도 부담을 더한다. 트럼프는 당장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연말 전 추가 금리 인하를 관철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은 정치권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금리 정책 논쟁을 넘어, 미국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행정부 개입 사이 균형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금리 결정의 향방은 향후 달러 강세, 자산시장 변동성, 나아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도 상당한 파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