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전기차 생산 축소…보조금 종료에 리릭·비스틱 멈춘다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변화에 대응해 생산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공장은 일정 기간 가동을 멈추고, 교대 근무자의 해고 조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GM은 4일(현지시간) 자사 전기차 생산 전략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생산 중인 캐딜락 전기 SUV 모델 2종의 생산을 오는 12월부터 한 달간 중단하는 것이다. 대상 차종은 중형 SUV ‘리릭’과 대형 SUV ‘비스틱’으로, GM의 프리미엄 전기차 라인업 중 상위 모델에 속한다. 이어 내년 1월부터 5월까지는 2교대조 중 한 조를 일시 해고하고 생산량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GM은 10월과 11월에도 각 1주일간 해당 공장을 폐쇄하는 등 추가적인 가동 중단도 예정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차원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조기 종료하기로 한 이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7월 감세법 개정을 통해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기존 계획보다 약 7년 앞선 이달 30일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GM 측은 최근 발표에서 “전기차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객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전략적 생산 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기차 전환 속도에 탄력을 잃은 제조업계 전체 흐름과 맞물려 있다.

GM은 전기차 모델의 판매 성과가 여러 해 전 제시된 낙관적 예측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실제로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부문에서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연기관차의 판매와 수익성을 재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GM은 보도자료를 통해 “내연기관차 포트폴리오의 강점은 전기차 전문업체들이 갖기 어려운 유연성과 수익성을 제공해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캔자스시티 인근 조립공장에서 예정됐던 쉐보레 볼트 EV의 생산 교대조 투입 시기도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 오토모티브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리비안은 올해 출시를 앞둔 중형 SUV ‘R2’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로 판매·서비스 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약 1.5% 미만의 소규모 감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5천 명으로, 감원 규모는 수백 명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흐름은 전기차 시장의 단기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 지원이 축소됨에 따라 완성차 업계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전략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글로벌 연료차 전환의 속도는 정책 지속성, 소비자 수요 회복, 배터리 기반 기술 발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