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불법체류자 단속과 관련해, 국내 주요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들이 받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관련 공장 가동 일정이 이미 연기된 상황이라, 실적 전망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는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것으로, 미국 이민당국이 불법체류자를 대거 단속하면서 한국인을 포함한 노동자 일부가 구금됐다. 그러나 하나증권은 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등 관련 기업의 생산 및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 공장이 원래 올해 말 가동 예정이었으나 이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 행정부 정책 변화,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전략 전환 등 여러 요인으로 가동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단속 여파로 공사 일정이 일부 지연되더라도, 실적 추정치에는 이미 이러한 변수들이 고려돼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기업은 북미 지역에서의 전기차 계획을 일부 조정하면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건설 일정 지연이 당장 매출이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이에 따라 현재 현대차(목표주가 25만 원), 기아(12만 5천 원), 현대모비스(35만 원), LG에너지솔루션(45만 원)에 대해 모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즉,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평가다.
이러한 분석은 미국 정치 및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단기적인 변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의 판단을 보여준다. 만일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고 제한된 수준에서 마무리된다면,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적인 투자 및 생산계획 또한 큰 수정 없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