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이 올해 3분기에 예상보다 훨씬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월가를 놀라게 했다.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금리 고점 논란과 지정학적 불안감이 겹치며 주식과 채권 거래가 늘어난 점이 수익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JP모건체이스(JPM)는 3분기 순이익이 143억9,000만 달러(약 20조7,000억 원)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5.07달러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특히 투자은행 부문이 부각됐다. 전년 대비 16% 늘어난 수수료 수익과 더불어 시장 관련 매출은 89억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에 대해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는 “미국 경제는 고용을 중심으로 탄탄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정학적 긴장·무역 정책·고금리 등 여러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GS)도 3분기 순이익 41억 달러(약 5조9,000억 원)를 발표하며 전년 대비 37% 상승한 성과를 보였다. 주당순이익은 12.25달러로 시장 예측치를 크게 상회했으며, 투자은행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42% 증가한 26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활발해진 IPO와 대규모 M&A 딜이 실적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시티그룹(C) 역시 3분기에 38억 달러(약 5조4,7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제인 프레이저 CEO는 “디지털 자산, 신규 금융 상품, 인공지능(AI) 기술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실적 완성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은 미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대형 금융기관의 이익 창출 능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집중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준금리 상승 우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긴장감 속에서도 이들 은행은 변동성을 기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하 시점과 지정학 이슈가 중장기적인 수익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대형 투자은행들이 보여준 회복력은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