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벤처투자와 벤처펀드 결성 규모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며, 침체됐던 벤처투자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1월 13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신규 벤처투자는 총 9조8천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도 9조7천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7.3% 늘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회복세는 특히 3분기 실적에서 두드러졌다. 3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4조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8%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후 단일 분기로는 처음으로 4조 원을 돌파한 사례다. 이는 전분기 대비로도 32% 성장한 것으로, 그간 글로벌 하락장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유형별로는 창업 7년 이내의 초기기업과 후기 성장단계 기업 모두에서 13.1%씩 투자가 확대됐다. 이는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성장성을 중시하는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같은 기간 동안 100억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지역 기업이 13곳으로 집계되는 등 투자 대상이 수도권을 넘어 다양화되고 있다.
펀드 결성 측면에서도 민간 출자자의 활약이 눈에 띈다. 전체 벤처펀드 신규 결성 자금의 83%는 민간 부문에서 출자된 것으로 나타났고, 연기금 및 공제회 등의 기관 투자가도 눈에 띄게 확대돼 역대 최대 출자 규모인 8천3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제도권 자금이 벤처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러한 회복 흐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투자 및 펀드 결성 모두에서 두 자릿수 증가가 확인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연내 벤처 4대강국 도약 전략을 수립하고 벤처투자시장 40조 원 조성을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자금 경색 우려를 덜고, 혁신 기업 중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금리 상황 등 외부 변수가 여전한 만큼, 정책과 민간의 공조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실질적인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