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촉발한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이 국내 제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연구는 에너지 공급망 붕괴로 인해 석유화학 공정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고,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를 포함한 주력 산업들이 파행을 겪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 수입 중단과 급증한 운송비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더해 석유화학 기업들은 이미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태에서, 원료 공급의 차질로 인한 가동 중단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 경제는 원유, 나프타, 액화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원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공급이 중단될 경우,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주요 화학물질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어, 합성수지와 플라스틱 제품 공급에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동차 부품 산업 역시 플라스틱 내외장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 원가가 증가하고 이를 상쇄할 환율 효과도 기대할 수 없어,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반도체 분야는 정밀 화학 소재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생산 일정 자체가 위협받고 있으며, 건설 분야는 석유화학 기반 건축 자재의 가격 폭등에 따라 건설 현장 활력 상실과 함께 분양가 인상 및 주택 공급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나아가 농산물 부문에서는 비료 원료 제한으로 인한 작물 수확량 감소와 농가 생산비 증가로 '애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공급망 위기를 관리하고,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산업 구조의 체질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흐름이 향후 한국 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